2025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미국의 통상정책이 다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산업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자국 내 생산을 장려하고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유럽연합(EU)은 비교적 개방적인 통상정책을 유지하며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이라는 두 거대 경제권과 긴밀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으며, 두 지역의 통상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철강 등의 주요 산업에서 미국과 유럽이 각각 다른 정책을 펼칠 경우, 한국 기업들은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본 글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통상정책 변화를 비교하고, 이에 따른 한국의 대응 전략을 분석해본다.
미국과 유럽의 통상정책 변화 비교
트럼프 정부의 재집권과 함께 미국은 다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높은 관세를 부과했으며,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에서도 유사한 규제를 검토한 바 있다. 2025년 이후에도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경우,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자유무역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과 친환경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환경 규제를 강화하며 친환경 제품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자동차, 배터리, 철강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수출 기업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
미국과 유럽의 통상정책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1. 자동차 산업
미국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따라 해외 자동차 기업들에게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고려해야 하며, 부품 공급망 역시 재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반면, 유럽은 친환경 자동차 및 전기차(EV) 전환을 장려하고 있어,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릴 기회가 있다.
2. 반도체 산업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반면, 유럽은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유럽 시장 공략이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
3. 배터리 및 친환경 산업
유럽연합은 탄소중립 목표를 추진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및 배터리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과 같은 배터리 기업들은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들에게 미국 현지 생산을 강요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전략적 선택
이처럼 미국과 유럽의 통상정책이 다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미국과 유럽 시장을 균형 있게 공략
미국과 유럽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출 전략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미국에서는 현지 생산 비율을 높이고,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는 유럽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 철강 등의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미국과 유럽의 무역정책 변화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 인도, 중남미 등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특정 국가의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셋째, R&D 및 기술 경쟁력 강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 소재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넷째, 미국 및 유럽 정부와의 협력 강화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의 정책 변화를 예측하고, 해당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한미 FTA를 적극 활용하고, 유럽에서는 친환경 및 디지털 산업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2025년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유럽의 친환경 중심 경제 정책 변화는 한국 기업들에게 큰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균형 있게 공략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또한, 한미 FTA와 한-EU 무역 협정을 적극 활용하여 유리한 무역 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